본문 바로가기

독서51

《안 느끼한 산문집》 - 강이슬 [웨일북] 카페에서 이 책을 읽다가 “푸학!”하고 웃음이 터졌던, 궁금해하던 카페 사장님께 추천까지 하게 된 에피소드 이야기를 보고서 나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에피소드 주인공의 글을 읽어봤기에 신뢰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했다. 그리고 펼쳤다. 첫 에피소드가 ‘혼란의 여름, 성인방송 작가’였다. 이런 에피소드를 민망해하기에는 이미 나이가 많이 먹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여전히 ‘성’에 대한 이야기는 어색하고 쑥스럽다. 읽고 재미가 있으면 교회에 두려고 했었는데, 괜히 산 건 아닐까 생각하다가 일단 읽었다. 왜 “푸학!”하고 웃음이 터졌는지 알 것 같았다. 경험이 재미있는 것인지,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인지, 에피소드들이 대부분 재미있었다. 공감도 되었다. 가끔 뭉클해져서 그 페이지에 머무르기도 했다... 2020. 1. 10.
《엄마의 20년》 - 오소희 [수오서재] “엄마의 세계가 클수록 아이의 세상이 커진다” 책 표지에 쓰여 있는 이 문장에 끌려 책을 펼쳤고, 가장 첫 부분에 있는 ‘엄마의 20년’이라는 시를 보고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떻게 살 것인지를 아는 엄마가 어떻게 키워야 할지도 알 수 있다며 엄마의 삶을 강조하는 부분도, 시대와 나라별로 모자란 것과 넘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며 아이에게 모자란 것은 채워주고 넘치는 것은 덜어줘야 한다는 부분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원재 엄마로 30년을 넘게 살아가고 있는 엄마의 삶이 생각났다. 엄마가 아니었다면 벌써 무너지고 말았을 10대의 시기도…. 엄마가 살아간 시대에는 당연하게 요구되었던 일들 때문에,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가족을 위해, 아이를 위해서만 쏟아내었던 엄마의 시간….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2020. 1. 6.
《아무튼, 떡볶이》 - 요조 [위고] 요조 작가의 글은 편안하게 읽힌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읽기 시작한 《아무튼, 떡볶이》 역시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혔다. 만약 내가 나중에 글을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 어려운 문장이 아닌 쉽고 편안한 문장으로 어디에라도 가 닿을 수 있는 그런 글. 문장만 편안한 게 아니라 담겨있는 이야기도 흡입력 있다. 마치 내가 추억을 떠올리는 듯한 느낌이다. 떡볶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이렇게 많은 것도 신기하고, 그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놓은 작가의 능력도 감탄스럽다. 아무튼 시리즈는 《아무튼, 술》에 이어 두 번째인데, 성공적이다. 하나씩 하나씩 정복하듯 읽어보고 싶다. * 책 속 문장 이렇게 작은 인간의 눈동자와 입술과 손가락을 보면서 나는 귀여움의 공포에 대해서 생각했다. -p.16, 떡정, 미미네 다만 아.. 2020. 1. 6.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이슬아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써서 구독자에게 메일로 전달하고 한 달 원고료 만 원을 받는 프로젝트. 이러한 형태의 연재는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개인이 구독자를 모집해서 글을 연재하는 형태. 내가 를 알게 된 시기는 이미 6개월간 연재에 성공하고 그 글이 책으로 나온 이후였으니… 이미 이슬아 작가는 유명해졌고,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처럼 개인 구독자를 모집하는 다른 작가들도 종종 보였다. 개인이 글로 독자와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형태의 길을 만든 것 같았다. 《일간 이슬아 수필집》은 2018년도 말에 사서 읽다가 최근에 마지막 부분까지 다 읽었다. 대부분 내용은 초반에 읽어서 1년의 4분의 3이 지난 지금 세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정말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한 편 한 편이 짧은 시.. 2019. 10. 3.
고등학생 A의 기록들, 《삼파장 형광등 아래서》 - 노정석 [정미소] 신뢰하는 작가님이 낸 출판사의 첫 책이라는 사실과 신뢰하는 책방 대표님이 강력히 추천한 책이라는 이유로 나는 이 책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획의 말에 이 책에 대해 요약한 문장이 있었다. 이 책은 고등학생이 담아낸 일상의 기록이고, 나아가 교육학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그가 고등학교 현장에서 길어 올린 나름의 교육론이다. -p.6, 기획의 말-노정석 작가를 당신에게 보내며 먼저 눈에 띈 단어는 ‘고등학생’. 그렇다. 이 책은 고등학생이 쓴 책이었다. 어느 고등학생의 일상이 담겨있는 책이고 교육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는 책이었다. 고등학생이라는 선입견을 품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의식할 필요가 없었다. 그의 글에 담긴 생각의 깊이, 배려의 언어, 어떤 단단함 등을 보며 ‘고등학생.. 2019. 10. 2.
《이 책을 팔아 커피를 살 수 있을까》 - 서툰 사람들 커피 몇 십 잔을 아껴 시작한 글쓰기이니 이왕이면 이 책을 팔아 커피 한 잔은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323, 에필로그 이 책은 글쓰기 모임에 만난 멤버들이 함께 만들어낸 책이다. 책의 인세로 커피를 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이야기한 에필로그를 보면서 두근두근했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느껴져서일까, 나도 쓰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서일까. 함께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는 그룹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글을 마음을 다해 읽고 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리고 힘을 줄 수 있는 그런 그룹. 글쓰기 강의를 듣고 싶은 마음도 조금 생겼다. 아무래도 글 쓰고 싶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것이고, 그 관계가 잘 이어진다면 이 책을 함께 만들었던 이 사람들.. 2019. 10. 2.
《단순한 진심》 - 조해진 [민음사] 이름은 우리의 정체성이랄지 존재감이 거주하는 집이라고 생각해요. 여기는 뭐든지 너무 빨리 잊고, 저는 이름 하나라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사라진 세계에 대한 예의라고 믿습니다. -p.17 나나, 문주, 우주, 서영, 소율, 복희, 연희, 복순, 문경, 휘경.... 소설에 등장했던 이름들을 다시 불러보았다. 이름마다 의미가 담겨있고 마음이 담겨있었다. '나나'의 이름을 정했던 프랑스 부부의 마음, 아이에게 '우주'라 이름을 지어주고 '나의 우주'라 불렀던 마음, 문주라는 이름이 '먼지'가 아니라 '우주의 무늬'가 아닐까 하는 추측-그렇게 따스하게 덮여가는 마음, '복희'라는 이름이 복순의 '복'과 연희의 '희'로 이름을 지었던 두 어머니의 마음.... 이름에 담겨있는 사연과 마음을 읽을 때마다 뭉클했다. .. 2019. 10. 1.
《팔과 다리의 가격》 - 장강명 [아시아] 저자는 책을 쓰는 이유에 대해 처음 부분에 이야기한다. 고난의 행군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인간의 존엄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도 어떤 가치를 지킬 수 있는지, 한 소년의 경험을 풀어낸다. 내가 읽으며 느꼈던 마음은 저자의 글을 쓴 이유와 비슷했다. 처참함을 보았고 또 희망을 보았다. 굶주림의 환경 속에서 나는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을까. 도덕적으로 선하게 살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손 내밀 수 있을까.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이었다. 질문에 대한 답은 역시 쉽지 않다. 할 수 있을까 상상만 해보아도 쉽지 않았고 현실로 마주한다면 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추구해야 할 가치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생각했다. * 책 속 밑줄 나는 고난의 행군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집중.. 2019. 10. 1.
《우리들의 변호사》 - 박준영 [이후] 법에 대해서는 법정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것이 거의 전부여서 잘 모른다. 재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책에 언급된 사건들도 이번에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들의 이야기.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아미, 아마도 현실이 더할 것이다. 이 책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들을 살리려 노력했던 한 변호사와 그의 조력자들의 이야기이다. 재심을 통해서 진짜 범죄자가 풀려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과 그럼에도 억울한 사람이 있지 않도록 재심의 여건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충돌했다. 어떠한 현실이든 그것을 선하게 사용할 것인지 악하게 사용할 것인지 사용하는 사람의 몫이 크겠지만, 최대한 선하게 사용되게끔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법이 강.. 2019. 10. 1.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줌파 라히리 [마음산책] "시도하다(provare a) = 노력하다(cercare di)" 이 조합, 이 어휘 방정식은 내가 이탈리아어에 대해 시도한 사랑의 은유라고 볼 수 있다. 언어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줌파 라히리 작가는 분명 이탈리아어에 푹 빠졌다. 이탈리아어를 좋아한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이탈리아어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작가는 익숙한 장소와 익숙한 언어를 떠나 살아가는 수고로움을 즐겁게 여긴다. 이탈리아어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남편보다 이탈리아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었지만, 외모 때문에 남편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그 한계를 보며 속상해했다. 열정. 내가 열정적이었던 적이 있었을까. 나는 무엇에 열정을 가지고 있을까. 어릴 때 열정을 이야기하면 '마땅히 갖추어야 하고 따라가야 할 무엇'으로 인지했지.. 2019.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