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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기록

나의 기억은 흐릿합니다

by Sibnt 2020. 1. 14.

나의 기억은 흐릿합니다. 날씨가 맑았는지 흐렸는지, 따스했는지 추웠는지, 우리를 발견했던 사람은 여성이었는지 남성이었는지, 선배였는지 동기였는지, 표정은 어떠했는지, 어떠한 말을 삼키고 어떠한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었는지, 혹시 두려웠는지, 아니면 그저 설레었는지,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는지 멈춰버렸는지, 장담하듯 이야기하는 나의 모습을 보는 그들의 표정은 안쓰러운 표정이었는지 아니면 비운을 확신했는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즐겁고 행복했는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나 있었는지, 무엇을 그리도 미안해했는지.

기억을 꺼내다 보니 자꾸 흐려집니다.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없었던 일처럼, 자꾸만 흐려집니다. 없었던 일을 만들어내는 걸까요. 아니면 있었던 일을 지우고 있는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자꾸만 사라집니다. 자꾸만 희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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