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개/책

《우리들의 변호사》 - 박준영 [이후]

by Sibnt 2019.10.01

《우리들의 변호사》 - 박준영 [이후]

법에 대해서는 법정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것이 거의 전부여서 잘 모른다. 재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책에 언급된 사건들도 이번에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들의 이야기.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아미, 아마도 현실이 더할 것이다. 이 책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들을 살리려 노력했던 한 변호사와 그의 조력자들의 이야기이다.

재심을 통해서 진짜 범죄자가 풀려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과 그럼에도 억울한 사람이 있지 않도록 재심의 여건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충돌했다. 어떠한 현실이든 그것을 선하게 사용할 것인지 악하게 사용할 것인지 사용하는 사람의 몫이 크겠지만, 최대한 선하게 사용되게끔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법이 강한 사람이나 약한 사람이나 동등하게 보호해주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실적을 위해 범죄자를 만들어내거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진범이 나와도 누명 쓴 사람을 풀어주지 않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건 정말…. 안 된다.

 


* 책 속 밑줄

제가 사법 시험을 준비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제 그런 결정이 얼마나 허랑해 보였으면 외할아버지조차 "네가 감히 사시를 본다고? 네가?" 그러셨을까요. 좋은 성과를 내는 일이라고 해서 늘 남들 보기에 그럴듯한 계기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어떤 계기가 되었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할 수 있습니다. -p.17-18, 남들은 나를 꼴통이라 해도

아버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남기신 빚을 떠안았습니다. 빚 상속을 포기하면 고향 집도 같이 포기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어머니와 동생들이 머물 곳이 없었습니다. 빚을 떠안고 공부를 했고,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뒤에도 빚 때문에 허덕이다가 변호사 생활 시작하면서 겨우 허리를 펼 수 있었습니다. -p.44, 새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이든 100퍼센트 좋기만 한 일도 없고, 100퍼센트 나쁘기만 한 일도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p.53, 믿어 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으면

"외롭고 슬픈 일이 많아서 나중에 좋은 사람 되겠다. (…) 가슴속에 슬픔이 있는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을 가엾게 여길 줄 알거든. 상처받지 않게 아껴 주기도 하고. 내가 아프고 슬프니까, 저 사람도 그렇겠구나 하면서 말이야." -p.58, 내 사랑 똥만이

약자 중의 약자들, 진짜 억울한 사람들은 자신이 억울하다는 표현도 제대로 못 하거든요. 주변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억울한 사례가 있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 주세요. -p.68, 재심 전문 변호사로 살아간다는 것

2003년 6월에 황상만 반장이 진범을 잡았고, 황상만 반장은 진범과 그 진범을 숨겨 준 친구의 자백을 몇 차례에 걸쳐 받아 냅니다. 그러나 검찰은 진범을 기소하지 않습니다. …. 이미 범죄를 자백하고 감옥에 갇혀 있는 범인이 있는 사건이었으니,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었던 겁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기가 힘들었던 겁니다. -p.105, 아무도 들어 주지 않았던 열다섯 살 소년의 진실

그런 생각을 할 만하지 않습니까? 무려 21년입니다. 짓지도 않은 죄를 자백하고, 그것도 모자라 앞이 잘 보이지도 않는 친구를 공범으로 끌어들인데다 가정은 엉망이 된 사내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p.118, 재심, 다시 재판받을 권리

그런데 저는 여러 재심 사건을 경험하면서 안타까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유죄 확정 판결이 내려지면 증거물을 보관하지 않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발견됐던 디엔에이와 범인의 디엔에이가 다르다는 것만 증명할 수 있으면 억울하게 갇힌 사람들이 무죄로 풀려날 수 있을 겁니다. -p.128, 우리 현실에 맞는, 실천 가능한 형사 사법 개선안

남을 돕는다고 의미 있는 결심을 한 사람이 있으면 주변에서 대개 그래요. "야, 네 처자식 간수부터 해라." 저도 많이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말이 상대를 위해서 하는 말인 것 같지만, 때로는 조언을 하는 사람 자신이 용기를 못 내니까 상대방까지 같이 주저앉혀 버리려는 얘기일 때도 있습니다. -p.199, 자립이 힘든 사람들에게 자립을 요구하는 모순

사건을 왜곡해 달라는 건 아니고, 우리 관점에서 잘 봐 달라는 청탁이었지요. 당연히 지금은 그렇게 행동한 걸 후회합니다. 변호사 초임 시절, 직업적 윤리와 양심에 대해 누군가에게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면 제가 그렇게 했겠습니까? 저 같은 사람도 얼마든지 진경준이나 홍만표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럴 만한 조건이 갖춰지면 누구나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 겁니다. -p.262,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잘못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잘못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을 사지에 몰아넣어서는 안 됩니다. 그 상대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고, 배움이 짧고, 가난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리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사람입니다. -p.272,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사람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