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개/책

《내게 기꺼울 행복》 - 유안나

by Sibnt 2019.09.08

《내게 기꺼울 행복》 - 유안나

한 동갑내기 부부가 185일 동안 세계일주를 하며 쓴 에세이이다. "여행길에 품었고, 스쳐 갔던 제 생각과 마음을 정리한 글이긴 하나 흔한 여행 일기장이 아니길 바랐습니다"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저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여행을 통해 풀어놓은 이야기라 더 좋았다. 추억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다. 전해져 오는 행복한 마음, 어떤 시절에 대한 그리움,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 다양한 기억이 스쳤고, 다양한 감정이 스쳤다. 어딘가에 잠겨있는 그것들을 꺼내어준 책에 감사하다.

 


* 책 속 밑줄 및 메모

지금 떠올려보면 어설픈 네가 나의 위로가 되었고 불안한 내가 너의 안도가 되었던 것뿐. 그저 온통 버겁고 어려운 세상에서 연약한 외다리로 서로를 지탱하며 서 있었던 것 그뿐이다. -p.20, 조금 더 당돌하게 살아야했다
- 스무 살, 20대 초반의 기억이 피어난다. 그때의 불안함, 그때의 위로, 그때의 행복 같은 것.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고 물었고 그렇게 이런 거 저런 거 하고 싶은 거 다하며 살자고 했다. 가슴 뛰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줘서 고마웠고 아직도 설레는 일이 내게도 네게도 있어 참 좋다고 했다. 부자로 돈만 많게 잘 사는 것 말고 진짜 옳고 바르게 잘, 사는 참 어른의 삶을 살자며 손바닥을 마주쳤다. 함께 꾸는 꿈은 힘이 있다. -p.27, 잘 살자
- 함께 꾸는 꿈은 힘이 있다. 예전에는 있었고 지금은 없고 나중에는 있을지 모르는 ‘함께’라는 말이 조금 아프게 다가온다. 올바르게 잘 살아보자며 손바닥을 마주칠, 그날이 올까.

‘너는 참 가진 게 많은 아이 같아. 독특한 너만의 색도 있고 느낌도 있어. 그걸 잘 다듬어서 키워 나가면 좋을 것 같아. 네가 가진 삶의 색은 여느 아이들과는 달라. 무엇이든 많이 경험하고 많이 느끼고 표현하면서 살아. 더 반짝거리며 살면 참 좋겠어.’ -p.40, 나의 아름다운 시절에 관하여
- 진심 어린 말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마음을 쏟아, 한마디 한마디 정성을 다해 전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 표현을 잃었고 그 마음을 많이 잃었다. 관계의 욕심은 남아있으면서 그 관계를 만들어갈 힘을 잃어버린 것 같다.

오히려 평범하게, 남들처럼 남과 같이 별일 없이 사는 어른이 되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걸 알았다. 남들처럼 살지 못하는 게 아직도 여전히 미안함과 죄송함과 양해와 숙제로 남아있는 나의 날들. 평범하게 차분하게 남들처럼 큰 별일 없이 살아가는 시간이 내게도 올까. 과연 그날들을 나는 견뎌낼 수 있을까. -p.66, 나는 나로 살기로 한다
- “혼자 즐기며 살아, 결혼하지 말고, 애 낳지 말고.” 회사에서 결혼하신 분들이 많이 하는 말이다. 나는 이것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 나는 결혼하고 애를 낳으며 ‘평범하게’ 살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보고 싶은 사람을 아끼며 살았다. 그저 기억하고 살아가다 보면 오며 가며 어딘가에서 만나 지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닿아 이어지면 인연이라 부르는 내 사람이 되는 게 아니냐 단정했다. 그러나 아껴둔 그리움은 세월 따라 무뎌졌고 보고 싶은 사람은 기억 너머로 흐려졌다. -p.91, 사랑을 아끼지 않을 것
- 사랑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것인데 사랑을,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표현을 자제하며 살아왔다. 자연스럽지가 않은 표현. 자체적으로 막아버리는 표현.

‘진정한 공감은 괜찮아질 거라고 우기는 게 아니라 괜찮지 않다는 걸 알아주는 거야’ -p.143, 자기반성
- 무작정 괜찮아질 거라고 위로하는 것은 위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괜찮지 않은 것을 알아주는 것. 그게 오히려 큰 위로가 되는 것 같다.

누구나 저마다의 슬픔이 존재한다. 타인의 슬픔은 종종 내 슬픔을 위로한다. 슬픈 마음이 서로를 살게 하는 힘이 된다는 사실이 꽤 묵직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p.150, 슬픔 존재론
- 타인의 슬픔으로 내 슬픔이 위로가 된다니. 뭔가 서글픈 것 같으면서도, 슬픈 마음들이 함께 살아보려고 서로 위로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더 욕망하며 살기로 한다. 소망이 마음을 비집고 나올 때면 나만 생각하고 오늘만 생각하고 진심만 생각하며 감정에 더 흔들리기로 했다. 타인과 내일과 이성과 합리적인 판단은 내 것이라 여기지 않는다. 어차피 모두 다 가지고 갈 수는 없으니 나는, 우리는 진짜 원하는 것들을 욕망하며 살기로 한다. 지금 밟고 선 지구 반대편 나의 도시도 오늘 밤 아무쪼록 그저 행복하기를. -p.168, 욕망 청년이 사는 법
- 욕망하며 사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