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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책

《쓸 만한 인간》- 박정민

by Sibnt 2019.09.04

《쓸 만한 인간》 - 박정민

박정민 배우를 처음 본 작품은 <동주>였다. 송몽규 역할을 맡은 배우. <동주> 때 얼굴을 익히고 <변산>을 보며 이 배우는 노력하는 배우구나, 생각했다. 그때까지도 이름은 알지 못했었는데, 책을 보고서야 그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은 재미있게 읽었다. 술술 읽혔다고 해야 할까. 학생 때 반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주던 '친구'의 목소리로, 그때의 빠른 호흡으로, 책 마지막 장까지 나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솔직하다는 느낌이다. 저자는 솔직한 마음을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곳곳에 쏟아놓았다. 나는 이렇게 글을 쓰는 사람들이 참 부럽다.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야기를 솔직하게 쓸 수 없었다. '솔직함'에 계산이 들어간다. 이야기가 흘러 흘러 '어디로' 갈 것인지 생각하고, 혹 상처 받을 사람들이 있는지, 오해할 사람들이 있는지, 또 결과적으로 내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되는지 등. 이런 생각이 앞서, 쓰지 못했다.

이 책을 보면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표현한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진실되게 느껴진다(물론 사실에 바탕을 했다고 믿지만).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주변을 세심하게 돌아볼 수 있는 시선, 그리고 그것을 끊임없이 표현해내는 성실함을 갖추고 싶다. 그래서 언젠가는 남에게 보이는 글을 쓸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 책 속 밑줄

그늘의 반만 걸쳐 반만 타버린 내 얼굴 예쁘기도 하지요. 그래도 '앞으로는 공원에서 잠들지 말아야지.' 혹은 '앞으로 공원에선 술 마시지 말아야지. 마셔도 선크림 바르고 마셔야지.' 하는 교훈을 얻고 또 성장했다. 성장해버렸다. 성장쟁이다. 이놈의 성장판은 언제 닫히려는지. -p.38, 휴식

'가만히 보면, 모두가 의외로 살아 있다.'
제목도 없는 이 한 문장의 (시라고 하기에도 뭐한) 시를 보면서 갑자기 많은 생각이 든다.
살고는 있구나. 굉장히 의외지만 다들 살아 있긴 하구나. 죽지 못해 살더라도 살아는 있구나. -p.62, 수첩

생각지도 못하게 당신 주변엔 꽤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 주변에 살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놀라운 일이다. 굉장히 의외다. 살아 있을 줄 몰랐는데, 살아 있다는 거다.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상관없다. 그냥, 고마워하면 된다.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 갑자기 보고 싶어졌을 때 볼 수는 있게 살아준 당신이 참 고맙다, 라고 생각하자는 거다.
'고맙습니다. 거기서 뭐 하세요. 뭘 하시든 고맙습니다.' -p.63-64, 수첩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고.
그리고 나도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더라는 것이다. -p.97, 강박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목이 쉬어서 말을 못한다. 얼마나 울었으면. 저승으로 가신 엄마의 엄마는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다. 이승에 남겨진 우리 엄마는 이제 그만 울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이제 내 눈치는 좀 그만 보셨으면 좋겠다.
미안해 엄마. -p.103, 엄마

어쨌든 지금 서로 다른 목적으로 열심히 남의 돈을 버는 20대가 많을 것이다. 그들을 고용하는 이들에게 부탁드린다. 부디 그 20대의 고귀한 능력을 쉽게 보지 않았으면 한다. 그들은 30대에 빛나기 위해 20대에 5천 원이 겨우 넘는 시급과 타협하는 거다. 결코 그들의 능력이 시급 5천 원짜리가 아니란 걸 알아두었으면 한다. 결코 그들을 찍으면 간단하게 가격이 매겨지는 바코드로 생각하지 마시길 바란다. 그들이 바코드밖에 못 찍어서 바코드를 찍고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열정페이 같은 소리는 하지도 마라. -p.118, 아르바이트

모든 것은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다. 그 사실만 알고 있어도, 우리는 쉽게 감동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다니며 아이처럼 신기해하던 시선은 한 과학자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이유를 궁금해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p.286, 카이스트


 

댓글2

  • 2019.09.06 01:3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BlogIcon Sibnt 2019.09.06 06:36 신고

      흑,,ㅠ 표현부족원재,,ㅠㅠ
      비공개가 편하시면 비공개로 남기셔도 돼요~ 근데 이게 로그인한게 아니면 제 답글은 확인 못하더라고요..(제가 비공개 답변했을때.?) 그래서 공개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