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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책

어떤 가치를 선택하며 살아갈 것인가,《내 마음속의 난로》 - 봄눈별

by Sibnt 2019. 7. 13.

대형 서점이 아닌 작은 책방에 가면 되도록 책을 사 오곤 한다. 이 책은 국자와 주걱이라는 책방에서 구입한 책이다. 심플한 책 표지가 마음에 들었고, 펼쳐서 읽어본 글 한 편의 내용(가난하면 결혼하기 힘든 사회)에 공감이 되었다. 다른 글들도 읽어봤을 때 편안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어서, 그런 글을 쓰고 싶은 마음에 구입했다.

짧은 글들도 공감되고 편안한 글들이 많았지만, 작가의 생각이 더 세세하게 드러났던 뒤쪽 긴 글들을 읽으며 더 좋았던 것 같다. 삶을 대하고, 사람을 대하는 작가의 마음이 천천히 스미는 듯한 기분이었다.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된다. 무엇을 ‘선택’하고 살아갈 것인가, 에 대한 고민.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살아갈 것인지, 그런 '기준'을 어느 정도 포기하며 다른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갈 것인지. 왜 이러한 것은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것인지. 조금 속상하기도 하지만, 내 생각에도 그것이 대다수의 현실이기에 결국 '선택'해야만 한다.

요즘 나에게 필요한 책이었다.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따스하게 토닥여주었던 책. 읽는 내내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 책 속 밑줄


이 세상에 당신 편이 되어 주는 누군가가
단 한 사람이라도 존재한다면,
당신은 당신 자신을 미워하거나
호되게 다그치면 절대로 안 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당신 편인 누군가의 마음이 부서져
깊은 슬픔에 잠기기 때문입니다.
-p.7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이 사람이 내게 힘든 속내를 털어내 줘서
참으로 고맙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해결을 해 줄 수 없을지라도,
끝까지 들어줄 수는 있을 거야.
하는 스스로와 상대방을 향한 격려도 필요하다.

그리고 말을 중간에 자르거나 가로채지 않으며
함께 흥분하지 않고 끝까지 차분히 들어주고,
될 수 있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질 때까지
다 털어낼 수 있도록 계속 질문을 던지면 좋다.

내가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생각을 하느라
긴 시간 대답을 안 하더라도 끝까지 기다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필요한 마음은,
그 사람이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
그 삶도 고귀하고 소중하다는 따뜻한 다짐과
그 때는 그 사람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논리로 거부하지 않는 것이다.

단지, 그 사람의 심정을 공감하면 된다.
이렇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홀가분함과 감사함을 느낄 것이다.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는 이렇게 말하면 좋다.
잘 될 거야라고 말하는 대신,
잘 선택할 수 있을 거야라고 응원해주는 것이다.
-p.12-13

너는 잘못하지 않았다.
너는 길을 잃지 않았다.
너는 멈출 수 있고, 머물 수 있다.
너는 언제나 조금씩 잘 해내고 있다.

다만, 너는 마음이 여릴 뿐이다.

스쳐가는 작은 응원에도 기운을 낼 줄 아는 너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기쁨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스쳐가는 작은 상처에도 마음이 아파와서 너는,
누군가를 위한 눈물과 따뜻함도 나누고 싶은 것이다.

너는 이유 없이 무시당하고 조롱당하게 되더라도,
너는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애써 설명할 필요가 없다.
너는 누군가를 함부로 무시하거나 조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는 있는 그대로의 너의 모습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다만, 낯설어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너는,
결코 잘못하지 않았다.
결코 길을 잃지 않았다.
-p.31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다 큰 게 아니라고 생각해.
어른이 되었다는 건,
좀 더 자라나기 위해 기본을 갖춘 것 정도니까.

어른이 되었다는 건 그러니까,
좀 더 자라나기 위해서
몸과 마음의 덩치가 커진 것뿐이지.
귀 기울여 듣고, 눈 여겨 본 것들을
마음에 새겨 담을 수 있게 말이야.

그 누구라도 틀림없이
매일 매일 자라나고 있으니까,
나는 왜 이러지? 가 아니라,
소중한 것을 배우고 익히며
점점 더 나아질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진심으로 여겼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p.44

오랜만에 TV를 켜니, 스타 셰프는 있지만 식당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은 없고, 삼시세끼의 평화로운 농어촌은 있지만 무너져가는 농어촌의 현실은 없었으며, 한없이 다정한 엄마와 아빠는 있지만 맞벌이로 고생하는 힘겨움과 애환은 없었다. 대중문화와 최첨단산업에 열광하는 청년들은 있지만 앞길이 보이지 않는 청년들의 고뇌는 없었다.
-p.66

결혼 잔소리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님의 사랑만 느끼고 지겨운 부분은 흘려듣는 것이다. 어떤 대꾸를 하거나 방어기제를 작동시키면 싸움이 되므로 그저 잔소리에 담긴 본질만을 생각하면서 웃어넘기는 편이 좋다. 그것이 어려울 정도로 잔소리가 심하실 때는 부모님 편이 되어 나를 향해 똑같이 걱정하고 잔소리하는 척을 하는 방법도 있다. 무엇보다 잔소리 하나 하나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지 않도록 자신의 마음을 잘 보살펴주는 연습이 큰 도움이 된다. 때로는 지겹더라도, 그것은 부모님이 지닐 수밖에 없는 책임감과 본능에 가까운 어쩔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p.68-69

실제로 지금껏 만난 많은 부모님들께서도
“그깟 돈 없어도 결혼 다 할 수 있다” 하시지만
“그럼 저와 따님이 결혼하고 싶어 한다면
그 결혼을 허락하시겠느냐?” 여쭸을 때는
아무리 그래도 안 될 것 같다고 하신다.
신랑이 가난하니까 라는 대답이 압도적이다.
가난하면 결혼생활을 하기 힘든 사회라는
나의 의견에 동의하시는 셈이다.

다만,
결혼을 위해 음악을 포기하라는 식의 요구는
매우 지나친 간섭과 강요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결혼이라는 주제를 전제로
누군가의 삶이나 가치관이 추궁당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결혼을 의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니
결혼을 왜 안 했느냐고 묻지 말고
결혼에 대한 견해를 물었으면 좋겠다.
-p.72-73

누군가의 삶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이,
보여지는 현재의 삶의 모습에만 머물지 않고
그 삶이 있기까지의 기나긴 이야기들과
깊고 단단하게 다져왔을 마음가짐에
좀 더 귀를 기울일 용기를 지녔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 누구의 삶이라도 너무나 소중해져서
그 삶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p.78

친구가 된다는 것은 사실, 매우 지루한 작업이다.
있는 그대로의 서로가 어색하지 않을 때까지는
긴 시간의 불편함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아예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p.79

상대방의 제안을 받았을 때
나는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을 갖고
걱정을 끼치는 방식으로 대화를 풀어가느라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은 대답을 하고
나중에 후회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가고 싶지만 가지 않겠다고 하고
꼭 그렇게 말할 만한 상황도 아니면서
요즘 많이 힘들다는 식으로… 입버릇처럼 말하며
자기 연민의 감정을 내세워 핑계로 삼고
상대방이 공감해주지 않거나 걱정해주지 않을 때면
특히, 다시 한번 붙자아주지 않을 때면 어김없이…
버림받은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토라져 버리기도 했었다.
-p83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나를 불편하게 여겨서 거리를 좀 더 두려고 할 때는
함께 불편하기보다 오히려
먼저 물러나 주어서 고맙다고 여기기로 했다.
-p.86

내가 아이였을 때 무릎이라도 까져서 엉엉 울며 동네 어귀로 돌아오면 온 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사탕도 주고 달래가며 울음을 그치도록 품어 주었었다. 그러나 내가 최근 두 달 동안이나 눈물을 참아가며 아팠을 때 통증만큼이나 깊은 어둠과 정적 속에서 오롯이 혼자 SNS의 위로를 받으며 견뎌야 했다. 이렇듯 돌봄의 문화가 사라지고 나니 돌봄을 잘 받는 법도 서서히 잊어가며 돈이 없으면 외롭고 쓸쓸하고 아플 것이라고 단정하게 된다. -p.96-97

고민은 하면 할수록 고민이 되고,
체념은 하면 할수록 체념이 되고,
집착은 하면 할수록 집착이 되지만,
(누군가를 위하여, 혹은 나를 위한)
기도는 하면 할수록 현실이 돼요.
-p.143

나를 불쌍하다는 말로 상대적 위치에 놓지 않고, 소중하다는 말로 절대적 위치에 놓아두고는 깊이 응원한다. 그리고 그 누구의 삶이라도 같은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 또한 생겨나,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것을 나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마음도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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