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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기록

2019년 3월 3일 일기

by Sibnt 2019. 3. 4.

#1.
사진 찍는 게 재밌다. 어떤 순간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되는 것일까.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갖고 있으면 마치 그 순간이 소중하게 남아있는 느낌이다.

기억은 쉽게 사라지고 왜곡된다. 사진이 있어도 기억은 사라지고 왜곡되겠지만, 그냥 기억만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그 정도가 덜하다.

3월 1일 휴일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도, 주말에 카페에서 봤던 한 아이와의 시간도, 너무나 예쁜 시간이었다. 사진으로도 남기고 싶었는데, 아이가 거절해서 남기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카페에서 형, 누나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같이 놀고 싶어서 당당하게 그 사이에 들어온 아이. 묵찌빠 하나로도 형, 누나들과 재미있게 놀던 아이. 웃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던 아이. 이렇게라도 메모를 해두면, 시간이 흘러도 이 순간을 추억할 수 있을까.


#2.
내 마음이 참 악하다. 요즘 그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미워하는 존재가 꼭 있어야만 마음이 편한 것인지. 끊임없이 미움의 대상을 만들고 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미워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나를 이용하거나, 얄밉게 행동하거나, 말이 거칠거나, 존중과 배려가 없는 태도로 나를 대하는 모습들이 있다.

하지만 그 이유들을 떠나서 그런 존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 미움의 대상이 있었는데, 그 대상이 멀리 떨어지거나 다른 이유로 미움의 대상에서 제외되었을 때, 나는 또다시 미움의 대상을 만들어 미워하기 시작한다.

내 마음을 어렵게 하는 사람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성실하게도 등장하는 미움의 대상을 보며 내 마음이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 마음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3.
사실, 많이 얄밉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친밀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속상하다. 이런 마음은 스스로 보기에도 창피한 마음이어서, 말을 삼킨다.

조금 무섭기도 하다. 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관계 형성을 잘한다. 내 주변 사람들과 한 명 한 명 친해지면서, 내가 설 자리를 없애는 것만 같다.

내가 없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나에 대한 이야기들. 그것을 또 다른 사람을 통해 알게 되는 것. 알아도 모른 척해야 하는 것. 어렵다.


#4.
예배드리며 눈물을 흘려보기는 오랜만인 것 같다. 말씀이 와 닿았고 말씀대로 살아보고 싶어 졌다. 하지만 이런 마음은 노력하지 않으면 금방 증발해버린다는 것을 안다. 조금, 노력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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