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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폭력과 존엄 사이》공개/책 2018.12.22 15:19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보았다. 나는 조금만 억울한 일이 있어도 마음을 잡을 수 없는데, 평생을 억울함 속에 살아간 이들의 이야기를 보니 마음이 답답해진다. 국가의 힘이라고 해야 하나, 권력을 가진 자들의 힘이라고 해야 하나. 그 힘을 잘못 사용하면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이 박살 날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진실을 바꾸어버릴 수 있는 힘. 그렇게 날아간 시간은 어떻게 보상할 수 있는가. 그렇게 죽어간 생명은 또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 가슴 아픈 역사다.
* 책 속 밑줄
"나를 간첩으로 몰고 있다. 사람들에게 알려라." 그 순간 첫눈 같은 게 내렸고 그 기억이 콕 박혔다고 이정미는 반복적으로 진술했다. …. 잠깐 내린 눈. 아무도 보지 못한 사이에 발생한 일, 손등에 눈을 맞은 사람만 아는 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믿어주지 않는 일. 그 어떤 삶의 지독한 장난도 돌이켜보면 또 잠깐 내린 눈 같은 것.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환영. -p.15그러나 자신의 결백함을 알아주는 동료가 있고, 말이 통하는 벗과 책이 있고, 내가 가진 것을 남들과 나눌 수 있을 때 그들은 감옥이지만 살 만하다고 느꼈고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켜낼 수 있었다. -p.17
삶은 스스로 선택한 일보다 선택하지 않은 일을 받아들이는 능력에 따라 좌우되곤 했다. -p.19
보안사에서 다시 고문당하고 싶냐고 협박하는 검사, 시인할 건 시인하고 가자는 무기력한 변호사,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게 다라고 말하는 판사에 의해 한 사람의 간첩이 탄생했다. -p.213
"아버지, 내가 아버지한테 해줄 건 다 했고, 아버지 내하고 인연 끊읍시다." 무엇 때문에 그러는가 그가 조심스레 물었다. "아버지는 내 인생에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얘가 경찰 시험에 필기까지 합격했는데 면접에서 떨어진 거지. 필기도 붙고 만능 스포츠맨이고 떨어질 이유가 없어. 단지 아버지가 간첩이라는 이유로 그런 거야. 나한테 그래놓고 올라가서 한 달도 안 돼서 한강에서 투신자살한 거야."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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